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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7년의 밤 영화 후기 원작소설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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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영화 후기 원작소설과 비교

7년의 밤 봤습니다.

오래 전에 원작 소설을 워낙 재밌게 봤기 때문에,

영화가 나온다고 하여 조금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가 원작소설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우려 또한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기대를 안 하고 보려 했습니다.

게다가 평도 워낙에 안 좋았었고요.



우선..... 영화 보다가 몇 번을 졸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졸린 영화입니다...

원작에 있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생긴 문제 같습니다.


그럼 줄거리부터 적어보겠습니다.


최현수(류승룡)는 음주운전 중에, 장동건(오영제)의 딸 오세령을 차로 칩니다.

세령은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살아있었지만,

최현수는 세령의 입을 틀어 막아 질식하게 만듭니다.


세령의 아비인 오영제는 한 시골 마을의 큰 병원 원장으로,

`세령마을`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오영제는 아주 차갑고 냉정하고 악독한 인물로서,

자신의 아내와 딸 세령을 학대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세령이 최현수의 차에 치인 날 저녁에는,

오영제가 세령을 학대했고, 세령은 도망을 치다가 변을 당한 거였습니다.


오영제는 최현수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최현수가 가장 아끼는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 (고경표)를 납치합니다.

그러고는 최현수에게 아주 잔인한 선택을 하게끔 합니다.

아들 서원을 살리든가, 아니면 마을 사람들을 살리든가.


최현수는 서원을 택하고, 수십 명의 마을 사람들이 사망하게 만듭니다.


이후 오영제는 7년의 밤 동안 어떻게 하면 최현수와 서원을 더 고통스럽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최현수는 세령을 비롯한 마을사람들까지 살해했다는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고,

사건의 진상을 모르는 서원은 아버지인 최현수를 원망하고, 또 오영제의 괴롭힘에 시달립니다.


원작소설에서 최현수 (류승룡)는 전직 야구선수입니다.

아주 덩치가 크고 힘이 엄청난 사람인데,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한 쪽 팔을 제대로 못 씁니다.

영화에서는 야구선수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고,

그냥 평범한 회사원으로 그려집니다.


이 부분부터 좀 아쉬웠습니다.


최현수가 음주운전, 살인을 하게 되는 계기에는,

야구선수로서 팔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심적 고통도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 있으니까요.


소설 속에서 최현수가 세령을 차로 친 장면은 아주 긴장감 있게 그려집니다.

트라우마를 외면하기 위해 엄청나게 술을 마시는 최현수는 아내의 잔소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하게 되고,

당장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으로 과속을 합니다.

음주운전은 반박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게 된 그 과정이 아주 잘 그려집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이 장면이 너무 짧게 나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살인자를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살인자를 옹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 살인을 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나리오도 똑같겠죠)

인간이라면 실수든 고의든, 누구나 다 살인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 7년의 밤은 이 `살인`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습니다.


최현수는 어렸을 때부터 학대를 당한 불쌍한 아이고,

야구선수로 잘 나가나 싶더니, 트라우마로 인해 한 쪽 팔을 못 쓰게 됩니다.

그로 인해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죽은 아버지의 환영에 시달리기까지 합니다.

살인만 안 했다면 참 불쌍한, 동정할 수밖에 없는 여린 인간으로 그려집니다.


살인자라고 하더라도, 그의 과거를 한 번쯤은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결국 살인을 했기에, 

7년의 밤 동안 아주 고통스러운 벌을 받죠.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저와는 다른 방향에서 원작 소설을 본 듯합니다.


이 영화는 살인에 대한 고찰을 다루기 보다는,

오영제가 얼마나 잔악한 인간인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느꼈습니다.


복수를 위해 최현수와 서원 부자를 7년 동안 괴롭힐 수 있나?

이렇게 잔악한 인간이 있나? 이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영제는 자신의 딸을 죽인 최현수가 다수를 살인하게끔 만들고, 

죄없는 서원까지 괴롭힌 오영제는 물론 아주 히스테릭한 사이코패스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아주 잔인한 영화에 길들여진 최근의 관객들이,

오영제의 잔악함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쉽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개인적으로 장동건의 연기, 너무 아쉬웠습니다.

차갑고 아주 악독한 인물인데,

장동건의 말투에서 언뜻 다정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겁니다.


나쁜 인물로 느껴야 하는데,

그렇게 느끼질 못했습니다.


처음에 포스터만 보고는 류승룡이 당연히 나쁜 놈이겠지, 했는데...


오히려 역할이 바꿔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소설에서는 그동안 많이 다뤄진 적 없는 잠수부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수몰된 마을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나름 신선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다 다루기에는 어려우니깐,

아예 완전히 각색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원작 소설과 비교해가는 소소한 재미는 있을 수 있겠지만,

영화 자체로서의 재미는 정말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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