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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블레임 2017 세계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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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임 2017 세계관 분석 

블레임은 오래 전에 잠깐 만화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 지 너무 오래 됐고 세계관도 복잡했던 터라 이해를 못해서,

거의 처음 보는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일단 영화 블레임의 세계관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오래 전 인류는, 스스로 도시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 인류는 넷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해 도시에 있는 모든 걸 지배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지녔습니다.

(넷단말 유전자가 특별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마도 현재의 우리 인류를 의미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 인류가 무언가에 감염이 되어 넷단말 유전자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인류의 유전자가 변해버린 거죠.

이 때문에, 도시는 넷단말 유전자를 지니지 않은 인간을 배제해버리는데요. 즉 모든 인간을 죽인다는 겁니다.

인류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만든 인공지능이 도리어 인간을 죽이는, 인류가 멸망해 가는 세계인 겁니다.



게다가 인공지능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넷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 보이지 않기에,

도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꾸만 커져갑니다.

6천 층에서 올라왔다는 주인공 키리이를 두고, 마을 주민들은 그렇게 낮은 곳에서 올라 올 수 있을 리가 없다고 합니다.

6천 층이 낮다니, 규모가 상상이 안 갈 정도로 거대한 도시입니다.


애니 블레임에서는 세이프 가드라는 시스템이 넷단말 유전자를 지니지 않은 인간을 찾아내 배제시켜버립니다.

세이프 가드의 한 시스템인 위 사진의 구제계가 직접 인간을 사살하죠.

세이프 가드는, 넷단말 유전자가 없는 인류를 마치 바이러스를 박멸하듯 사살해버립니다.

처음 이 세이프 가드는 도시에 침투하는 다른 인류, 혹은 다른 존재를 사살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겁니다.



지키는 것을 넘어, 잔인하게 살인하는 것을 보면,

이 시스템을 만든 인간은 좀 무자비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혹은 어떤 위험한 존재를 막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고요.



도시에 갇혀버린 인류는 세이프 가드를 피해 숨어 삽니다.

도시는 기계로 만들어졌기에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식량을 생산해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한 부족이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달치의 식량밖에 없기에, 이후에는 굶어 죽든지 세이프 가드와 싸우다가 죽든지의 선택만 남아 있는 상황이죠.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식량을 구하러 나간 동료가 죽었는데도 애도는커녕 식량은 구해왔느냐고 묻고, 또 동료의 죽음은 금방 잊고 장비는 왜 안 챙겨왔느냐며 타박합니다.

죽은 동료보다 자신의 안위가 더 중요한 것인지...



그럴 때에 주인공 키리이가 나타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6천 층에서 올라왔죠.

키리이는 여러 대의 구제계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강력한 중력 사출장치라는 총을 지녔고,

먹지 않아도 되는데다가 말투도 로봇처럼 딱딱합니다.



하지만 키리이는 자신을 인간이라고 합니다.

키리이는 부족에게 자신의 목적은 넷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을 찾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인간을 찾아서 도시의 증식을 막든지, 아니면 도시를 장악해 전지전능한 힘을 얻으려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부족엔 넷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은 없습니다.



하지만 세이프 가드를 포함한 도시의 시스템을 모두 장악할 수 있는,

위조 단말을 만들 수 있다는 한 존재를 만납니다.

이름은 `시보`이고 과학자라고 합니다.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로봇 같지만, 키리이를 포함한 부족 모두는 그녀를 인간처럼 대합니다. 
거대한 키로 철컹철컹대며 걸어다니는데도 부족 사람들은 `힘도 참 좋다`고 합니다.
로봇이 힘이 세면 당연할 거 같은데 말이죠.



시보가 인간인지 로봇인지,
혹은 어떤 위험한 존재인지에 대한 의심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미래의 인류는 대단한 혜안을 가졌거나 아니면 그냥 똥멍청이일 겁니다.
결국 시보에게 도움을 받게 되니, 혜안을 가졌다고 치겠습니다.




위조 단말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족은 위기에 처합니다. 위 사진 속 상위 세이프 가드가 부족 안으로 침입한 겁니다.
부족 내 인간들은 배제되어 갑니다. 강력한 무기 앞에 속수무책이죠.



시보는 위조 단말을 완성하기 위해 부족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위조 단말을 만들면 더 많은 인간을 구할 수 있기에 어쩌면 시보의 행동이 옳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키리이는 시보를 따르지 않고, 부족을 구하기 위해 상위 세이프 가드와 맞섭니다.
키리이가 넷단말 유전자를 찾으려하는 건 결국 인간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키리이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상위 세이프 가드가 키리이에게 너는 도난당한 세이프 가드라고 합니다.
키리이도 세이프 가드였던 거죠.
그제야 키리이의 강력함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키리이가 누구에게 도난을 당했는지, 도난 당한 이후 어떻게 넷단말 유전자를 찾아나섰는지에 대한 건 밝혀지지 않습니다.



결말에서. 
부족이 정착을 하고 몇십 년이 지나도 멀쩡히 돌아다니는 걸 보면,
끊임없이 증식하는 도시를 계속해서 떠돌아다닐 것으로 보입니다.





거대한 암조직처럼 세계를 잠식해가는 도시, 그것을 만든 인간, 다시 인간을 죽이는 도시, 또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키리이,
독특하고 방대하고, 참 멋진 세계관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넘 지루했습니다. 졸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부족을 구하기 위해 나타난 구원자 키리이를 따르는 소녀 즈루.
구전을 알고 있는 그나마 현명한 부족장.
키리이를 의심하면서도 부족에게는 충직한 스테조까지.



캐릭터들이 너무 전형적인데다가
이야기도 너무 잔잔합니다.
복잡한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설명충도 계속 등장해야만 했고요.



예고편 보고 볼거리가 많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넷플릭스에서 제작해서 또 기대했건만,
영화 보면서 이렇게 지루했던 건 또 오랜만이네요.



하지만 애니 블레임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음울함과 거대한 세계관은 참 매력적이라,
다음 시리즈가 나오면 기대할 만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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