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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악인전 줄거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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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 줄거리 후기

악인전의 영화 제목은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 이다.

제목처럼 영화에서는 깡패, 경찰, 악마, 세 인물이 등장한다.

 

깡패 두목인 장동수(마동석)는 부하들의 경호 없이 홀로 운전을 하고 가다가,

고의로 차를 들이받고 사람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마와 대적하게 된다.

장동수는 칼에 몇 번이나 찔리지만 겨우 살아남고, 연쇄살인마는 달아난다.

 

한편 연쇄살인마를 쫓던 경찰 정태석(김무열)은 장동수가 연쇄살인마에게 찔렸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장동수에게 접근한다.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게 된 깡패와 경찰은, 서로 다른 결과를 원하는 상태로 공조를 하게 된다.

깡패와 경찰이 합세해 악마를 잡는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마동석이 늘 비슷한 분위기의 인물은 연기해서 식상해질 수 있다는 기사를 봤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배우는 인물을 제대로 연기해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악인전에서 마동석은 장동수라는 깡패 두목을 잘 연기했다고 본다. 잘 어울렸다.

그리고 주연인 김무열의 연기도 좋았고,

그 외에 조연들, 단역들까지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연기에 구멍이 없어서 영화 보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아래에는 스포가 있습니다.)

영화 자체에 아쉬운 점은 조금 많은 편이다.

 

장동수가 칼에 찔리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자신을 찌른 게 깡패의 소행이 아님을 직감으로 알아챈다.

`칼에서 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무협에서 나올 듯한 대사를 통해서 말이다.

이는 용의자를 가려내기에 아주 편리하고, 어쩌면 게으르다고 할 수도 있는 대사다.

그런 편리한 방법으로 용의자를 잡아낼 거면 경찰이나 과학수사는 필요치도 않다.

고전에서나 나오는 이 대사 때문에, 일단 몰입의 흐름이 끊겼다. 대체 언제적 설정인지...

 

장동수와 정태석이 동조를 하기로 하는 장면,

장동수는 연쇄살인마를 죽이는 것이 목적이고,

정태석은 연쇄살인마를 정식으로 체포해 경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싶은 게 목적이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깡패와 경찰의 협상은 참 흥미로울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둘은 경찰의 필요성과 조폭의 행동력에 대해 주절주절 다 설명을 해버린다.

`나쁜놈과 나쁜놈이 힘을 합쳐 더 나쁜놈을 잡자.`

`넌 경찰이어도 깡패인 나를 잡을 수 없어, 넌 그 살인마를 더 잡고 싶으니까.`

`경찰 손에 잡히면 법대로 하고, 깡패 손에 잡히면 죽이고`

... 높아진 관객의 수준을 너무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설명이 아닌가 싶다.

그보다, 뇌물도 안 받고 열심히 범인 잡으려는 정태석이 왜 나쁜 놈이지...?

 

공조를 약속한 장동수는 곧장 정태석의 뒤통수를 친다.

맘에 안 들던 깡패 친구를 연쇄살인마의 칼로 죽여버린 것이다.

죽이고 싶은 인물을 죽이고 혐의를 벗어난 것이다.

이 장면에서 놀랐다. 우와, 이제 어떻게 흘러갈까 엄청 흥미로워졌다.

근데 이후에, 크게 바뀐 건 없다...

이 놀라운 설정을 사용하고도, 치고박고 싸우긴 하지만 둘은 계속해서 공조를 해나간다.

나중에는 깡패와 경칠이 아이스크림도 나눠먹고 형동생하면서 같이 회식도 하고 그런다.

연쇄살인마인 강경호(김성규)는 장동수가 자신의 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장동수가 죽인 인물(유재명)의 깡패 부하에게 `누군가 내 칼로 (유재명)을 죽인 거다`라는 쪽지를 건넨다.

이는 법정에서 강경호가 살인마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데,

그보다 먼저, 깡패 부하는 왜 그런 쪽지를 받고도 강경호를 그냥 보내주지...?

그리고 처음 보는 이상한 놈의 쪽지 하나를 믿고 거대 조직의 두목을 급습하나...?

 

정태석은 강경호가 유력한 용의자란 걸 알아내고도 장동수와 공조를 한다.

범죄자를 잡으려면 인력이 필요한데, 경찰의 인력을 사용하자면 그 공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뒤통수 맞을 거 뻔한 상황인데, 너무 쉽게 장동수를 믿어버리는 건 아닌가 싶다.

또 범인도 안 잡혔는데 쓸데없이 회식은 왜 하고, 

셋방살이하는 강경호의 방에서 그 희한한 악취가 나는데도 별 문제없었다는 주인 아줌마는 또 뭐고,

아무튼 눈에 띄는 사소한 구멍들이 많아서 좀 아쉽다.

마동석을 주연으로 한 최근 영화에서는 독특한 조연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예를 들어 범죄도시의 조선족 깡패들이 그랬다.

그런데 악인전에 나오는 인물들은 너무 익숙하다.

배신할 것 같은 깡패 친구, 충성하는 깡패, 부패 경찰, 평범한 감식관 등,

매력적인 인물이 없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다음엔 더 좋은 작품에서 눈에 띄길 바란다.

또 사형당하지 않는 사형수를 깡패가 처리한다는 결말도 좋았다.

법이 정의가 아니라는 메시지는 잘 전달된 듯하다.

생각없이 보면 마동석의 묵직한 액션과 배우들의 연기는 볼만하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좋다.

벌크업한 홍진호는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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